파피용(2007) 미분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SF 소설, 파피용. 이달에 볼 책으로 소설을 하나 구매하려다가 유명세에 비해서 내가 한번도 보지 않은 작가의 책이라서 구매했다. '개미' 부터 시작해서 한국인에게 꽤나 유명하고 작가도 개미의 전세계 판매부수의 3분의 1을 구매한 한국을 좋아해서 팬서비스가 좋다는 베르 ㅋㅋㅋ


이 책은 인터스텔라와 비슷하다. 근미래의 지구. 지구는 점점 황폐화되어가고 있고 인류의 싸움은 끝이 없고 핵미사일은 여전히 인류의 존속을 위협한다. 여담이지만 호돌이 만화에서 이 핵무기를 일반무기로 분해할 수 있는 '이레네 빔' 이라는 걸 만들기 위해 호돌이 일행이 여행을 다니던 기억이 난다.


스포가 있으니 스포를 바라지 않는다면 뒤로 가기를 누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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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가서, 그러한 암울한 미래의 지구에서 주인공인 이브 크라메르는 자신의 후원자 맥 나마라 가브리엘과 사틴, 아브리앵, 엘리자베트 등의 동료들과 함께 자신이 찾은 지구와 비슷한 조건의 별로 떠나는 장장 천년에 걸친 우주여행을 계획한다. 그리고 그래서 건조되는 노아의 방주 같은 우주선이 바로 파피용 호. 이 파피용호에 14400명을 태우고 우여곡절 끝에 결국 이들은 남은 지구인들의 질투와 방해에도 불구하고 지구를 떠나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파피용호는 인류가 기존에 가진 폭력성, 이기성, 등등의 단점들을 모두 배제하기 위해서 매우 심사숙고해서 사람을 선별했으나 결국 인간의 본성에 각인된 유전자로 인해서 첫세대부터 이미 사단이 나기 시작했다. 사틴의 난동, 반란, 가브리엘의 죽음, 천국시와 지옥시의 탄생, 큰 전쟁......이들은 통제된 환경하에서도 인류가 저지른 잘못을 거의 그대로 행했고 결국 1250년의 시간 끝에 새로운 별에 도착했을 즈음엔 14400명 중 6명밖에 남지 않았다.


결국 아브리앵과 엘리자베트라는 여성이 새 별로 가기로 했고 나머지 남자들은 버려졌다-_-;; 새 별은 공룡들의 별이었는데 침입자 인류의 바이러스로 인해서 전멸하고(...) 아브리앵과 엘리자베트는 인류가 냉동보관해온 각종 동식물들을 별에 풀어놓기 시작하며 둘은 부부가 되었다. 어느날 둘은 성관계의 체위 문제로 다툼을 벌였고 별거에 들어갔는데 그만 엘리자베트가 뱀에게 물려 죽고 말았다. 혼자가 된 아브리앵은 슬퍼하다가 이브 크라메르가 남긴 방대한 자료 중 인간복제의 방법을 알아내고 자신의 골수를 하나 빼기 위해서 제일 부작용이 적을 것 같은 갈비뼈를 셀프수술(...)해서 뽑아내 새로운 여성을 만들어 이름을 '에아' 라고 붙인다.


이후 둘은 새로운 부부가 되어 살아가는데 에아는 난청이 있어서 아브리앵의 이야기의 주인공들 이름을 조금씩 바꿔 부른다. 아브리앵은 아담으로, 엘리트(엘리자베트의 애칭)는 릴리트로, 반란분자였던 사틴의 이름은 사탄으로, 자신의 이름인 에아는 에바로....그리고 천국과 지옥의 이야기, 잃어버린 낙원 등의 이야기는...바로 성경에 나오는 모든 이야기에 다름아니었다.


즉 SF 소설에 나오는 반전, 요즘은 흔한 클리셰가 된 '사실은 여기가 지구였다.' 라는 것이다. 결국 우리가 사는 이 지구도 이러한 결과로 다른 별에서 온 사람들의 후손인지도 모른다는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 이런 클리셰의 원조인 아이작 아시모프의 '최후의 질문' 과도 와닿는 부분이다.


이게 반전이라면 반전인데 이 반전은 사실 '성경에 대한 지식+정경이 아닌 외경에 대한 지식' 정도가 있고 '알고보니 여기가 지구였다.' '실은 이 지구의 역사는 반복되는 것' 이라는 SF 소설의 클리셰를 모른다는 것이 다 충족되어야 크게 뒤통수 얻어맞는 듯한 반전을 느낄 수 있는데......알기 쉬운 혹성탈출의 반전이라던가 적당히 알아도 대충 반전인 최후의 질문에 비해서 좀 더 조건이 많다(...)


여튼 이 클리셰를 이미 아는 나로서는 선발인원이 14400명이라는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아 이거 혹시...했는데 역시나였다 ㅎㅎ


어쨌든 흥미롭고 재미있게 잘 읽었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