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업일치의 길 - 9- 마침내. 건강여지도


11월이 되면서 처음 있었던 일은 영춘권 심사였다. 내가 수련하는 영춘무술연구회에서는 심사가 세번 있는데 그 중 입문심사였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일종의 배사식(拜師式) 같은 느낌이었다. 이 심사를 보고 나서 비로소 영춘무술연구회의 영춘권사가 되었다. 그 전까지는 걍 배우러 온 학생, 이제는 제자 ㅎㅎ


심사를 마친 후 수료증 들고 해맑게 한 컷.


수료증이 꽤 간지가 났다 ㅎㅎㅎ 인생의 3분의 1 지점에서 만난, 택견과 더불어 나의 무술인 영춘권의 쿵푸는 이제 시작~평생 수련의 시작은 지금부터다.


한편 나라가 시국이 수상하여 촛불 집회도 나가고.


옥강 무에타이의 찬이형의 주도에 의해서 트잉여운동연합이 깃발도 만들어서 시위에 나가기도 했다. 하여튼 이 11월은 유독 내가 몸을 많이 사렸다. 작년에 서트 앞두고 다쳤던 일이 생각나서 이번에는 절대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무브먼트 클럽벨 지도자는 내가 운동 덕업일치 1차 관문의 끝판왕 같은 느낌이라서 일말의 틈도 남기지 않고 최고의 컨디션으로 교육을 이수하고 테스트를 합격하고 싶었다. 태어나서 그렇게 몸 사려본 적은 처음일 정도로 조심조심했고 그렇다고 준비 자체를 소홀히 하진 않아서 이미 한달 전에 테스트 기준인 300 테스트 20분은 여유있게 통과해놨었다.


그리고 대망의 서트 당일. 몸사린 것이 아깝지 않을만큼 아주 좋은 컨디션으로 악마왕 셋을 서트를 맞이했다.


받아든 무브먼트 클럽벨 매뉴얼. 아, 이날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열심히 첫날 이론 교육도 듣고


실기도 열심히 하고 즐겁게 첫날 교육을 마치고



다음날, 자신만만하게 테스트에도 임했다. 이미 통과해놨다는 여유로움도 있었기 때문에 한결 편한 마음으로 이제 드디어 가는거야!! 하는 마음으로 마지막 사이드 스윙 브이캐스트를 하는 중에......9개를 남기고 그만 클럽벨을 미끄러뜨려서 땅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어억.......


순간 멘붕...............


정말 꿈인가 싶은 생각과 함께 인지부조화가......보다 못한 노원장님이 슬그머니 오셔서 떨어뜨린 클럽벨을 자리에 잘 놓아주셨다.



하......시간 좀 돌려주시면 안되나요 하느님...


(...)


아 정말 환장하는 줄 알았다. 테스트 도중 클럽벨을 땅에 떨구면 실격인데 모의 테스트에서는 한번도 그래본 적 없고 여유롭게 통과했구만 이게!!! 아오...뒷목을 잡는 동안 너구리는 합격.


서트 후 신림점 찬쌤과 단체샷. 내 얼굴 표정봐라-_-; 결국 이날, 수료증만 받고 강사 자격증은 받지 못했다.


내가 실격이라니!!!


단체사진에서도 표정 참...썩었다(...)



이런 표정을 지으면 된다고 생각해.


(...)




어쨌든 물은 엎질러졌고 시간을 돌이킬 수 없다. 하지만 그것과 별도로 엄청난 자괴감이 밀려왔다. 대통령도 겪는다는 그 자괴감을 겪으면서 동질감을...느낄리는 없고 =_=; 아오...뭐라 말로 하기가 어려운 오묘한 그 기분. 겨우 9개를 남기고!!!! 그 9개가 모자라서!!! 좀 나 자신에게 빡친 상태였다. 공부를 그렇게 했더라면...그래도 리테스트를 해서 붙는다는 생각과 서트에서 배웠던 것들을 복습하기 위해서 또 작업에 들어갔다.


그리고 바로 그 다음주, 나는 강릉으로 향했다. 오랜 친구인 올빼미에게 '약속' 한 것이 있어서였다. 올빼미는 나와 같이 무술을 좋아하는 친구인데 이런 운동들의 불모지인 강릉에서 엉엉 울고 있어서(...) 게다가 어깨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예전에 내가 나중에 실력이 일정 이상 되면 강릉에 가서 클럽벨을 갈쳐준다고 했었다. 그래서 이미 날짜까지 애초에 정해놨었다. 무브먼트 클럽벨 지도자 서트 끝나고 다음주에 바로 가기로. 테스트는 떨어졌지만 그래도 클럽벨 7킬로 하나 들고 강릉으로 향했다.


간 김에 올빼미가 다니는 강릉 유일 주짓수 도장인 웨이브 주짓수에서 애니멀 플로우 오픈 클래스도 하게 되었고


케틀벨 교육도 잠깐 하게 되었다. 케틀벨이 좀 더 많았다면 좋았을텐데 없는대로 도장 분들 틀린 자세가 아니게 하는 방식으로만 진행을 했다. 올빼미는 내가 진짜 클럽벨 들고 와준 것이 고마웠는지


이런 것도 사주고


이런 것도 사주고


이런 것도 사줬다 강릉에 먹으러 갔다. 올빼미의 어깨 부상이라는 것에 대해서 나도 진지하게 생각하고 내가 생각한 선에서 꾸준히 하면 효과를 볼만한 운동과 또 서트에서 배웠던 것들을 시간 안에 최대한 가르쳐주고 왔다. 좀 걱정했는데 해보고 나니까 어깨가 안쓰던 삐걱거리는 곳을 좀 움직이면서 시원해지는 것 같다고 해서 다행...앞으로도 쭉 열심히 해서 바라는대로 어깨부상이 좀 나았으면 좋겠다. 내 7킬로 클럽벨도 선물로 하나 주고 왔다. 그 친구가 쓰는 모 처의 클럽벨은 영 좀 수련하기 좋지 않은 것들이라......파란색 택핏용 클럽벨은 얄싸하게 잘 빠진 놈이라 아끼던 놈이었지만 뭐 친구 수련하고 재활하는데 그 정도쯤이야.


그리고 그 다음주는 영춘무술연구회의 합동수련 및 송년회. 이적하고 나서 수련하고 심사봤다 했더니 어느덧...시간은 흘러흘러간다. 그래도 이제는 흘러흘러가는 시간을 잘 채워서 보내는 중이라서 다행이다.



그리고 그 다음주 수요일, 대망의 리테스트 데이! 이전에 했던 루틴을 바꿔서 새로 리테스트용 계획을 짜서 그대로 했고 결과는 18분 19초로 여유있게 통과였다. 그리고 이걸 노원장님께 보내서 리테스트 합격불합격여부를 심사받아야 하는데......결과는 노. 노오오오오오오오....!!!


 




(...)



또 불합격이라니!!! 이 짤은 자주 나오네


노원장님의 피드백을 보니...어휴, 생각했던 대로였다. 로테이션 박스캐스트에서 노카운트가 나왔었다. 현장이었으면 노원장님이 노! 하는 순간 즉시 수정을 했을 테고 그러면 시간은 좀 더 걸렸더라도 통과했을지도 모르는데 비디오 테스트다보니까 아무래도 집중적으로 보이고 또 나는 테스트를 하면 긴장을 해는 편이라 이날도 많이 긴장해서 로테이션 박스캐스트에서 더 뒤로 안 넘어간 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내가 생각해도 이번 테스트는 긴장을 많이 해서 스스로도 동작이 불만족스러웠고 다시 하고 싶다는 정신나간 생각도 약간 들던 차라 크게 멘탈이 흔들리진 않았다. 게다가 새로 짠 루틴으로 모의테스트 때보다 시간도 단축되어서 되려 여유가 생겼다. 찬쌤도 격려하면서 비디오 테스트가 원래 더 힘든거라고, 더 정확한 자세로 합격하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격려해주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움직임대로 집에서 즉시 찍어서 노원장님과 찬쌤에게 보여드렸더니 아주 좋다며 다음 테스트 때 그 감을 잊지 말고 하라고 하셨다.



그 뒤 일주일은 그 감각으로 여유있게 연습을 더 해주었다. 바로 할까 하다가 기왕 리테스트 해야하는거 확실히 몸에 더 익혀놓고 그 다음주에 하자 해서 일주일은 그냥 연습을 했다. 그리고 그 다음주 월요일...노원장님 앞에서 직접 리테스트를 보기로 하고 예약을 한 뒤 시간 맞춰 바디컨트롤 본점으로 향했다.



찰스 앞에서 열심히 리테스트를 봤고


노카운트 없이 19분 20초 정도. 결국 난 무브먼트 클럽벨 지도자 자격 300 테스트를 통과했다. 


비어있던 휑한 자리를


지도자 자격증으로 채워넣었다. 이거 채워넣고 싶어서 아예 이수증을 들고 갔었음.


이제서야 즐겁게 웃음을 지으며 노원장님과 인증샷!!! 역시 합격하고 나니 얼굴 표정이 다르네 ㅋㅋㅋ


그리고 바로 신림점으로 달려와 클럽벨 사부님인 찬쌤과 인증샷!!! 긴장+저녁시간+300테스트로 인해서 배가 너무 고팠지만 찬쌤에게 어서 알리고 싶어서 밥도 안 먹고 바로 달려왔다. 찬쌤도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면서 축하해주었다.



그리고 달려나가서 어지간히 뛰어댕기네 바로 삼겹살 2인분에 맥주 한병을 들이켰다. 배가 좀 부르고 까페 가서 커피를 마시면서 자격증을 꺼내고 보니 흐뭇하게 미소가 지어지는 것이 드디어 내가 그렇게 바라던 것을 가지게 되었다는, 은전 한닢의 심정이 느껴졌다. 그렇게......결국 나는 목표했던 대로 2016년의 최종관문인 무브먼트 클럽벨 지도자가 되고야 말았다.



크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다음편에 계속......